브르노 이색 숙소 Franz Kakfa Spital 체코 여행 #1 유럽 여행갈만한곳
따라서 폴란드 여행,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 헝가리를 묶은 동유럽 여행, 체코와 독일을 묶은 체코 여행 카테고리를 동시에 진행해 본다. 그래서 폴란드와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동유럽 여행 일정을 마치고 막 체코에 입국한 것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일정을 마치고 국제버스로 약 3시간을 달려 체코 남부 부르노에 도착했다.
개인적으로 체코는 3번째, 브루노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르노는 모라비아 지방의 주도다. 수도 프라하가 보헤미아 지방의 중심이라면 이곳은 모라비아 지방의 중심이다. 여행 작가 생활을 하는 동안 브르노의 명성을 들었기 때문에 방문 직전부터 큰 기대를 했다. 브루노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인근 숙박시설을 찾아본다. 여행작가 15년차, 지금은 실시간 숙소도 바로 검색 예약한다.
붉은색 트램을 보면 체코에 왔음을 실감한다. 브루노도 프라하와 마찬가지로 붉은색 트램이 도심 곳곳을 운행한다. 이곳을 처음 방문한 여행자들은 열차가 지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나도 마찬가지야. 이미 폴란드에서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를 지나며 트램을 여러 번 봤지만 브루노의 트램이 지나가면 꼭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브르노에 도착해 보니 태국 오후 3시가 넘었다. 브루노에서는 1박만의 계획, 서둘러 숙소로 향한다. 서둘러 짐을 꾸려 브루노 도심 취재에 나서야 해 마음이 급했다. 10월 동유럽의 해가 훨씬 짧아졌기 때문에 대략 5시 30분만 지나면 금세 어둑어둑해지기 때문이다. 버스로 미리 브루노 지도를 파악한 결과 도심 규모는 작았다. 곧 둘러본다는 계산이 섰어.
버스터미널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였다. 내일 오전 프라하로 다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인근 숙소를 택해야 했고 다행히 빈 방이 있었다. 브루노버스터미널과 역은 가까웠고 도심도 가까웠다. 모라비아의 주도라고 하는데, 비교적 아담한 마을이었다. 성인 남성의 발이라면 대개 2, 3시간이면 다 돌아볼 정도로 작다.
우리가 선택한 숙소 이름은 프란츠 카프카 스피탈(Franz Kakfa Spital)이었다. 병원을 개조한 숙소지만 체코 출신의 위대한 문학가 프란츠 카프카의 이름이 붙었다. 후기를 살펴보니 별난 숙소였다.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들어서니 허름한 병원을 찾은 듯했다. 한 1, 2세기 전 클래식 병원에 간 기분이 들지만 전체적으로 으스스하다.
객실에 들어서자 고풍스러운 스타일의 병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침대도 병실의 그것이다. 벽에는 역시 클래식한 장식과 각종 병원기구들이 즐비하고 TV도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다. 조명 조도 역시 매우 낮아 섬뜩한 느낌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의 감상은 확연히 갈린다. 무섭고 최악이라는 평가, 그리고 이색 체험으로 만족했다는 평가다.
객실에 큰 짐을 놓고 프란츠 카프카 스피탈 숙소 곳곳을 둘러본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지만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됐다. 여행작가는 현장경험이 매우 중요한 법이다. 체코에서 이런 숙소에서 묵은 경험은 나중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숙소 곳곳을 촬영하며 현장 사진을 모은다.
병원을 개조한 이색숙소답게 복도도 특별하다. 병실 침대가 복도 곳곳에 널려 있고 산부인과에서나 볼 수 있는 기구도 있다. 화장실 욕실도 옛 병원의 그것을 최대한 보존했다. 야간에 혼자 샤워를 하거나 화장실을 찾거나 하면 꽤 무서울 것 같아. 하지만 기본적으로 여행자를 위한 숙소이기 때문에 물이 자주 나오고 무료 Wi-Fi 속도도 매우 빠르다.
위 6장의 사진은 프란츠 카프카 스피탈 숙소의 다양한 이미지 컷이다. 수술용 기구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지만 이 역시 낡은 것들이다. 붉은색 복도 조명 아래 널브러져 있는 수술 도구들을 보면 섬뜩하다. 마치 공포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야간이면 사이코나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나올 법한 묘한 기분이다. 여행자들은 이러한 도구들을 눈으로만 감상해야 한다.